어울샘 – 금천구 시흥동 마을예술창작 카페

어울샘 금천 마을예술 창작카페 (시흥동 가압장) 증개축 공사

용도 공공 상수도 가압장 > 마을공용문화시설
규모 지하1층 지상1층 > 지하1층 지상 2층
땅 396㎡
지하  93.22㎡
1층 171.37㎡
2층   34.88㎡
합계 299.47㎡
지하1,1층 철근콘크리트조, 2층 철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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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 칠십리 시공원 시=집 유한짐+변석연 (마을미술프로젝트)

제주마을미술 프로텍트
제주 서귀포 서흥 칠십리시공원
바닥 57.08㎡
높이 5.18m
콘크리트 독립기초, 철골조
내부식성 방청, 지정 우레탄 페인트
미디어아트 설치용 전열 통신 배선
담쟁이, 자연석 현무함 쌓기
2013 01 19 ~ 2013 06 03

땅을 잃어 버린 오두막이 있었습니다. 주변 땅이 공원이 되면서 땅 모양을 잃어 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오두막을 불쌍히 여겨 계속 쓰기로 했습니다. 이런 착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은 미술가들이었습니다.

미술가들은 하루하루 몇날 며칠 몇 달을 걸려 그 오두막의 방과 거실과 부엌과 화장실을 재미난 전시장으로 꾸몄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 오두막은 땅과 좋게 지내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오두막이 외딴 것처럼 느꼈습니다. 그래서 미술가들은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무엇인가 큰 일을 해야 오두막이 살아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미술가들은 큰 미술을 할 줄 아는 건축가를 여럿 불렀습니다. 그리고 건축가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한 건축가가 재미난 생각을 그림을 그려 주었습니다. ‘땅을 잃어버린 오두막에 적당한 울타리가 필요합니다. 그것도 재미나고도 초록이 자랄 수 있는 울타리 말입니다.’ 미술가들은 이 건축가의 생각이 적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술가들은 건축가에게 더 상세한 생각을 그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건축가는 오두막에 생기를 불러 일으킬 만한 그림을 그려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을 말해 주었습니다.

  • 건축가는 맨 먼저 오두막과 공원 사이에 반쯤 뚤린 울타리를 생각했습니다. 이 울타리는 넓은 공원과 담장을 잃어버린 오두막 사이를 사이 좋게 만들만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반쯤 혹은 거의 경계만 보이는 보일듯 말듯한 그런 울타리말입니다. 그렇다고 유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주의 그 활달한 바람을 막아버리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 두 번째로 건축가는 한국 사람들이 고추장에 고추를 찍어 먹는 재미난 습관을 따르고 싶었습니다. 못난 놈에게 떡을 하나 더 주는 것과 다름 없지요. 그래서 오두막 속에 미술 작품이 있으면, 이 울타리에도 미술작품을 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림이나 작품을 지붕이나 울타리나에 올려 놓거나 울타리에 걸 수 있는 것이었으면 하는 것이었죠. 미술에 미술을 더할 수 있는 얼개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 세 번째로 제주에 제주의 맛을 더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울타리가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주에는 구멍이 뚤려 있는 숨쉬는 검정돌이 많고 이 돌로 담장을 만들고 축대도 만들고 심지어는 지붕에 올리기도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칠십리 시공원에서는 제주의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았죠. 건축가는 아주 원시적인 돌 쌓기를 그러니까 기술이나 재주를 부릴 필요가 없는 돌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구 쌓았다고나 할까요, 아니면 돌을 뚫고 울타리가 나왔다고 할까요. 그래서 오두막아래를 빙 둘러 쳐, 땅과 자연스럽게 만나게 하려고 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울타리 주변에도 쌓아 주변도 땅과 자연스럽에 만날 수 있겠지요.
  • 네 번째로 건축가는 아름다운 칠십리 공원의 나무를 생각했습니다. 천천히 자라나서, 바람이 불면 한들거리고, 움직이지 않는 집을 대신해서 부들부들하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더해주는 나무 혹은 식물 말이지요. 그런데 오두막 주변에 나무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건축가는 검정색 돌담을 타고 올라 울타리를 덮는 연약하지만 쑥쑥자라는 담쟁이를 생각했습니다. 매년 쑥쑥 자라나서 사람들에게 세월의 흐름을 식물로 부터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왜, 큰 나무는 얼른 얼른 자라지 않지요. 게다가 담쟁이는 가을에 빨갛게 물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몇 년만 기다릴 수 있다면, 오두막은 검정색 제주 검정돌과 초록색 담쟁이가 뒤덮고, 오두막 안에서나 밖에서나 초록이 자라나는 담장을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여기까지 생각들을 다 모아보면, 아름다운 시비가 세워진 공원에 외로운 오두막이 미술과 초록이 자라나는 시집 詩宇 poet house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다음에 이곳에 오시면, 오두막에서 커피를 드시면서 안마당에서 노닐다가 담장에 걸려있는 미술품, 마치 담쟁이의 열매처럼 달려있는 미술품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딱딱한 돌판이나 벽이나 바닥에 있는 미술이 아니라 아니라 담쟁이와 어우러져 상상속의 시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풍경말입니다.

2013. 02. 12 유한짐

서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도시 주인 선언·29] 도시를 만드는 사람들 ②

서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도시 주인 선언·29] 도시를 만드는 사람들 ②
 조경이 또 빠질 수 없지

도시의 집들은 대게 벽돌, 콘크리트, 돌, 금속 등 단단한 재료로 지어서 튼튼하게 보인다. 그러나 거대한 크기하며, 선이 묵직한 것하며, 그것들이 수백 채 모여 있으니, 건물만 있다면 삭막하기 그지없다. 신도시의 작은 건물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보면 그런 삭막함이라는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런 곳을 다니면 누구나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나?’ 열 집 건너 나무를 한 그루 볼 수 있는 곳이라면 벌써 정서적으로 살기 힘겨운 곳이 된다. 그런데 다행히도 골목이 구불구불하고 오래된 집들이 있는 곳에는 희한하게 나무들과 풀들이 여기저기 잘 보인다.

그 덕에 골목을 걷는 사람의 숨통을 열어 준다. 골목을 걷다가 분위기가 괜찮아 보이는 집일수록 꼭 조경이 있다. 조경 전문가는 이걸 아마추어 원예라고 할지도 모르겠으나, 골목을 낀 동네 분들께는 없으면 안 될 절실한 미학적 생물체다.

게다가 청계천이나 공원에 깔린 것처럼 관상용으로만 쓰이는 게 아니다. 다 자란 나무에서는 감이며, 밤이며, 대추며 따 먹고, 좁디좁은 텃밭이나, 화분에서 상추, 호박, 고추, 토마토를 심어 드시는 분들도 꽤 많다. 스스로 형편 되는 대로 처한 상황에 맞게 스스로 심고 어여쁘게 가꾼다.

재미난 것은 정성스레 부지런히 키우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알게 모르게 게으르신 분들도 있어서, 그로테스크한 모양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자연의 속성이 그렇듯 아무렇게나 자라나더니, 꽤 볼 만한 장면이 되기도 한다.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너도 나도 길러 보고 가꿔 보고 또 상에 올리기까지 한다. 어떤 분들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다가 기발한 조경을 한다. 작은 창의 방범창 안에도 만들고, 벽에 아슬아슬하게 달린 실외기 위에도 화분을 키우고, 안 그래도 좁은 계단에 단마다 줄줄이 화분을 키운다. 게다가 현관 위 지붕에도 갖가지 물건과 함께 키우기도 한다.

거의 한계가 없다고 생각된다. 어느 누가 말리리오.

▲ 관악구 인헌동. ⓒ유한짐
▲ 관악구 인헌동. ⓒ유한짐
▲ 관악구 인헌동. ⓒ유한짐
▲ 관악구 인헌동. ⓒ유한짐
▲ 관악구 인헌동. ⓒ유한짐
▲ 관악구 인헌동. ⓒ유한짐
▲ 관악구 인헌동. ⓒ유한짐
▲ 관악구 인헌동. ⓒ유한짐

재래시장 디자인이 디자인 올림픽

동네 시장, 재래시장은 값 좋고 물건 좋은 시장만이 아니다. 채소는 누가 팔았고, 떡은 누가, 고추는 누가 빻았고, 파는 사람 얼굴이며 잘하면 이름까지 쉽게 알 수 있는 시장이다. 사는 사람 속이기 힘든 시장이다. 단골도 생긴다. 만져보고, 물어보고, 산다. 그렇기 때문에 물건은 대게 괜찮다.

물건만 괜찮은 것이 아니다. 물건을 파는 장소도 꽤 괜찮다. 대개 단조로운 골목을 한 두 개 끼고 시장이 이루어지는 데, 사람이 지나는 곳 양편에서 물건이 늘어놓고 파는 형식이다. 그래서 지나는 찰나 1, 2초 안에 사는 사람과 물건 그 짝을 찾아줘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상인들은 물건을 어떻게 놓을지 뭘 먼저 놓을지 준비를 해 놓아야 한다. 그래서 상인들은 나름 디자이너. 말하자면 물건 전시 디자이너들이다.

그래서 이 분들의 미감은 생계 그 자체다. 생각을 해보라, 점포는 100여 개가 늘어서 있고, 사람들은 죽 훑어 지나가면서 물건을 산다. 손님에게 물건을 보여줄 여유는 단 몇 초 뿐이다. 게다가 매일 몇 개 이상 팔지 못하면 임대료를 내기 힘들다. 어찌해야 할 것인가? 눈에 띄게 물건을 놓아야 하고, 보기 좋게 놓아야 하고, 배치를 잘해야 술술술 물건이 팔리는 것이다.

게다가 매대는 매일 저녁 거둬놓고, 아침에 다시 펴 놓는다. 매일 펴고 거두고 하면서 물건 놓는 요령은 더욱 정교해지고 효과를 나타낸다. 그렇다고 용팔이 상가처럼 호객을 하거나 과하게 경쟁할 필요는 없다. 고만 고만한 사람끼리 약간의 차이만 생긴다. 나름 질서와 예의가 있다. 그래서 보고 물건을 사는 사람들은 즐겁다. 눈도 즐겁고 군것질도 즐겁고, 상인들과 웃으며 흥정하는 것도 즐겁다.

이정도면 거의 완벽한 디자인 아닌가? 팔고 사기 위해 필요한 것만 딱 마련되어 있다. 즐거움도 있고 활기도 있고, 오늘 사서 오늘 먹으니 냉장고에 음식 쌓일 일도 없다. 누가 이렇게 만들어질 것을 예상하고 디자인을 할 수 있겠는가? 수많은 사람들의 생활 감각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서 수십 년 동안 고쳐지고 수정되고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말이다.

제발 시장에 유리 뚜껑을 얹지 말았으면 한다. 공기가 안 통해서 숨도 막히고, 에어컨도 틀어 줘야 하지 않은가? 전기세를 내야하니 임대료만 오른다. 동네 시장엘 가보라. 뭘 더하고 빼고 할 것도 없이 거의 완벽에 가깝게 조정이 끝나 있다. 몇 만 명의 사람들의 공동 작품이다. 말하자면 살아있는 문화재 아닌가?

이렇게 중요한 도시 조직을 맥락도 희미한 이상한 그림 한 장에 맞도록 뜯어 고쳐야 하는 것인가.

▲ 관악구 인헌동. ⓒ유한짐
▲ 관악구 인헌동. ⓒ유한짐
▲ 관악구 인헌동. ⓒ유한짐
▲ 노량진 수산 시장. ⓒ유한짐
▲ 관악구 인헌동. ⓒ유한짐
▲ 관악구 인헌동. ⓒ유한짐
▲ 용산 이태원(왼쪽), 마산시장(오른쪽). ⓒ유한짐

도시의 주인들은 이래저래 살림에 필요한 ‘동네학’ 지식도 있는 사람들이고, 이웃도 있고, 자발적으로 골목마다 즐거움을 만들어 놓을 줄 알고, 동네 시장에서 흥미로운 무료 전시도 즐기며 물건도 사고, 자연을 가꾸고, 나눠 먹고…그냥 살던 대로 싸우지 않고 살기만 하면 행복하다. 여기에 뭘 더하고 빼고 할 것도 없다. ‘이대로!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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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에 이런 문화유산이 숨어 있다니! [도시 주인 선언·28] 도시를 만드는 사람들 ①

서울·부산에 이런 문화유산이 숨어 있다니!
[도시 주인 선언·28] 도시를 만드는 사람들 ①
서울·부산에 이런 문화유산이 숨어 있다니!

이대로! 살고 싶다

한때 개발 광풍이 불면서 사람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물며 사는 ‘정주’를 우습게 여기게 되었다. 마치 휴지를 사 쓰고 버리고 새로 사듯이, 집도 사서 몇 해 살다가 팔아 버리고 또 다른 데를 사서 이사를 한다. 운이 좋아 시세차익을 얻으면 목돈이 되는데, 무엇하러 한곳에 사는가? 하는 식이다.

심지어 정주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쓸데없이 고지식하거나, 너무 가난해서 이사를 못가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정작 개발 회사들은 이리저리 돈만 주면 쉽게 옮겨 다니는 사람들 행태를 이용해서 개발을 한다. 그러다가 수많은 주민에게 개발이 되니 안 되니 하면서 몇 년 동안 한숨만 쉬게 하고, 사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많다.

여러 경우가 있겠으나, 사진에 나오는 분들은 이런 개발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경험을 해 보셨다. 이분들은 어느 정도 자신들의 문제가 해결되었음에도, 고생을 많이 하셨는지 당시에 썼던 구호를 아직도 그대로 놔두고 있다. ‘이대로! 살고 싶다’

ⓒ유한짐

일일이 확인한 적은 없지만, 내 경우 한 곳에서 몇 년씩 살다보면, 동네에 잔정이 들어서 쉽게 떠날 생각을 하지 못 한다. 이웃이나 친구들은 물론이고 그 몇 년간 지나다닌 골목들, 시장, 동사무소, 포장마차, 은행, 곳곳에 박힌 기억들 때문이라도 떠나기 아쉽다. 또 다른 곳에 가서 그런 기억을 새롭게 만든다고 생각하면 더 성가시다.

게다가, 내 상황이 어쩔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를 가야하는지 누구를 만나야하는 건지 다 알고 있다면, 혹은 모르고 있더라도 이웃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얼마나 편한가. 인터넷 검색하다가 잘 못 찾는 경우에 비하면 훨씬 나은 것이다.

그림이 걸린 못은 어디서 왔으며, 싱크대 수세미는 누구한테 샀고, 걸레가 된 애기 옷은 어디서 산 것이며, 등이 나가면 등은 어디서 사야 하는지 알게 되는 것이다. 배가 아프면 어느 의사가 낫고, 이가 아프면 어디가, 새시는 어디가 잘하며, 열쇠는 어디서 만들어야 하는지…. 사람과 장소와 물건이 잔뿌리처럼 끊임없이 이어져서는 내가 사는 곳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런대로 살 만하다. 이렇게 이어지고 이어져서, 살림이 집 안에서만 풀리는 게 아니라, 골목, 시장에서도 풀린다. 이래저래 이렇게 저렇게 한 곳에 오래 머물다 보면 그 동네 전체를 다 이해하게 된다. 보통 이런 것은 지식이라고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동네 시시콜콜한 지식들은 막상 이사를 새로 들어가게 되거나, 낯선 동네에 가면 이런 지식들이 절실하게 된다. 아무에게나 물어 보며 폐를 끼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중요한 일을 아무 데서나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이사를 처음 오면 떡이라도 나누며 말을 걸어 본 것 같다.

요즘은 뭐 인터넷으로 다 할 수 있어서 그런지 떡 돌리는 사람들은 드물다. 그러나 번지르르하게 만든 간판에 속아 엉뚱한 의사를 만나, 고생을 하고 나면 주변 이웃을 찾아 묻게 될 수밖에 없다. 이웃이 뭐 별거냐? 얼굴 알고, 어디 사는지 알고, 말 걸 만한 사람이면 이웃이지. 꼭 경조사에 다 따라다니고, 술친구까지 되어 몰려 다녀야 이웃이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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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동천 핑크고래집

경기 용인 동천동
땅   496.00㎡
건축 98.35㎡
바닥  98.35㎡
1층
주차 1
높이 4.94
기초- 온통기초, ALC 벽식, 경량목조 박공지붕
지하1층(주차장), 지상1층(주택)
복층유리 PVC 2중창

디자인총괄 유한짐
시공 건축주
2009 08

위치
땅이 언제나 좋지는 않은 거다. 이번 부지는 더 그랬다. 남쪽에는 산이 쭉쭉 올라 있고, 북쪽에 오래도록 개천을 이루고 있는 골짜기가 있는 상황이었다. 해를 받는 시간이 겨울에 고작 두세시간이 될까? 걱정이 되었다. 아니 걱정보다도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건축주가 만족을 할지 궁금했다. 건축주는 다행히 부지의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경제적인 땅을 여럿이서 찾다 보니 이 땅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그럼 어떤가 한계 상황이 없는 자유를 가진 인간이 있기는 한가?

배치
부지의 위치가 향이 특별한 관계로 배치는 땅밑에 주차장있는 곳에 자리를 정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부지 안에서 해가 가장 잘 드는 곳이었다. 그러니까 산에서 가장 먼 자리다. 그리고 동쪽으로 입구를 낼 예정이었으므로, 배치는 자연스럽게 부지의 북서측에 자리를 했다. 그러나 역시, 위치는 최선의 위치지만, 이 곳의 기후를 어떻게 이해해서 방, 거실의 위치를 정하고 창을 뚫을 것인지가 문제였다.

평면
부지를 다시한번 들여다 보았다. 특이한 것은 남-동편 산등성이가 서쪽 보다 제법 낮았다. 그러니까 이 부지는 아침에 해가 잘 드는 편이고 점심 때부터는 해가 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침밥 먹는데, 거실이 어두우면, 아침부터 밥맛이 안난다. 밥맛이 안나면 생활에 활기를 잃는다. 환한 아침을 맞아하도록 거실은 동남편에 두었고, 나머지는 부엌, 복도, 방3곳이 긴밀하게 연결되도록 했다.

입면
해가 잘 들지 않는 곳의 특징은 기온차가 많이 난다. 낮에 기온이 올랐다가 새벽까지 기온이 상당히 낮아진다. 여름 낮에는 덥다가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 겨울에는 따뜻해질 새가 없이 기온이 다시 떨어진다. 이런 집에 넓은 창을 만들어 준다는 것은 항생제를 마구 주는 처방같다고나 할까. 살림이 중요한 가정에 또 다른 문제거리를 주는 것이다. ‘경치는 밖으로 나가시면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안방은 작은 창을 2면에 마련해서, 아침, 저녁으로 해가 들도록 배려했다. 적당한 크기로.

재료
창의 크기를 작게 하게 되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재료를 검토할 수 있었다. 흙부대, 목조주택을 고려하다가, 단열과 시공기간을 고려해서 ALC블록으로 결정했다. 흙부대 건축을 하기엔 노동력이 풍부하지 않았고, 흙도 따로 구기 힘들었다. 목조주택은 최상의 조건이었으나, 다가오는 겨울을 나무를 자르며 보내기엔 시간이 아까웠다. 단층건물이라 ALC는 구조와 단열을 확실하게 할 수 있었다. 시공기간을 따져보면 경제성도 우수했다. 지붕단열이 문제였다. 스티로폼을 쓰기엔 목조가 적합하지 않았고, 고급 단열재를 쓰기엔 낭비가 심했다. 건축주는 용기를 내어 처음 약속한대로 왕겨로 했다. 틀짜기, 왕겨 붓기 일은 의외로 쉬웠다. 왕겨로 단열하고 지붕재 덮고, 창 넣고, 순식간에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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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미지 한의원

강남영 내미지 한의원 인테리어

디자인, 감독 유한짐
시공 구름집
사진 김준우